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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용석 교수팀ⓒ이머니뉴스
건국대 이과대학 허용석 교수(화학) 연구팀이 세계에서 유일한 루푸스 전문 치료제인 벤리스타와 체내의 타깃 단백질이 결합한 복합체의 분자구조를 규명해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원리를 제시했다.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바이러스, 세균으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이다. 피부, 관절, 혈액, 신장, 심장, 뇌 등 자신의 신체기관과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많이 발병하며 지난 7년간 환자가 50%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루푸스의 치료는 증상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중증의 경우에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게 되는데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므로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2011년 미국 FDA는 50여 년 만에 최초로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라는 루푸스 전문 치료제를 승인했다. 많은 환자들은 벤리스타의 투약으로 루푸스의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심각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의약품은 루푸스를 일으키는 BAFF에 결합해 자기 신체를 공격하는 자가항체의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구체적인 작동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루푸스 환자의 경우 B 세포의 생존을 유도하는 인자인 BAFF라는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생산하는 자기반응성 B 세포는 사멸되어야 하지만 과다 발현된 BAFF가 수용체에 결합하게 되면 B 세포의 생존을 위한 신호가 전달되어 사멸하지 않고 계속 자가항체를 생산하여 루푸스 질환을 진행시킨다.

연구팀은 벤리스타가 BAFF에 결합했을 때의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적 방법으로 밝혀내 벤리스타의 정확한 작동 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벤리스타는 BAFF의 수용체 결합부위에 미리 달라붙어 자가면역반응 신호를 차단시킬 뿐만 아니라, BAFF의 구조를 변형시켜 아주 강한 신호 전달 활성을 갖는 BAFF 60합체 형성을 방해하고 활성이 낮은 삼합체 형태로만 존재하게 한다

루푸스 유발 단백질인 BAFF 삼합체에 루푸스 치료제인 벤리스타가 세 개 결합되어 있는 구조. 이 결합을 통해 BAFF와 수용체와의 결합을 방해하여 자기 신체를 공격하는 자가항체의 생성을 억제한다.

BAFF에 벤리스타가 결합하면 BAFF의 구조가 변형되어 60합체 형성을 방해하므로 BAFF가 신호 전달 활성이 낮은 삼합체 형태로만 존재하게 된다.

허용석 교수는 "이번 성과는 더 효과적인 루푸스 치료제 개발 및 기존 항체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한 저분자 BAFF 억제제를 발굴하기 위한 핵심 정보를 제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다양화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교육부 소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3일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치료 효과와 관련된 벨리무맙의 BAFF 중화 상호작용(BAFF-neutralizing interaction of belimumab related to its therapeutic efficacy for treating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이번 연구에는 건국대 화학과 석사 졸업생인 신우리씨, 그리고 석사과정인 이현태, 임희진, 이상형씨가 공동 제1저자, 허용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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